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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장점을 찾다 보니, 문제가 해결되었어요."



평범한 사람들처럼, 나 역시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자 결혼을 했다.

행복하고자 한 결혼 생활이 지옥같이 느껴졌다.

아이를 낳고 나서 크게 와닿은 불행한 감정.

아이의 미소는 나를 위로했지만, 불행한 상황은 계속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남편과의 문제였을 것이다.

대화가 되지 않았고, 상황에 대한 인식이 달랐다.

나는 힘들다고 했고, 남편은 누구나 힘든 거라고 했다.

나는 경제적으로 부족하다고 했고, 남편은 맞춰야 한다고 했다.

나는 대화가 통하지 않다고 했고, 남편은 말하기 싫다고 했다.

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고, 남편은 집에서 쉬라고 했다.



결혼과 함께 두 사람이 한 팀이 되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두 사람의 의견은 같을 수 없었고, 의견을 좁혀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의견 조율, 일방적 지시, 무시, 타협, 등등



"이거 이렇게 해야 될 거 같은데?"라고 물으면

"그럼 하던지~" "네가 알아서 해~"이라는 대답을 참 많이 듣게 되었다.

혼자서 결정하지 못하는 수많은 과제 앞에서 나는 포기를 하던, 혼자 짊어지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네가 하자고 그랬잖아~", " 하지 말라고 그랬잖아~" 이런 이야기는 당연하게도 많이 들었다.



도망가고 싶었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아이가 있었다.

아이에게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내 앞에 닥친 문제를 남편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고, 나는 혼자 해결해나가기 시작했다.

무엇도 상의하지 않았다.



아이의 어린이집, 유치원 결정부터 나의 취업 문제까지 알아서 해야 했다.

유치원을 다니게 되며 부족한 금액은 내가 알아서 메꿔야 했고

일을 다니기 시작했지만, 아이의 등 하원은 모두 내가 책임졌다.

회사에서 매일 눈치를 보면서 출퇴근을 했고, 결국 오래 일하지 못했다.

아이의 등 하원을 피해 갈 아르바이트를 했다.



남편은 그저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관여하지도 않았다. 물어보지도 않았다.

문제가 생기면 "네가 하자고 그랬잖아~", " 하지 말라고 그랬잖아~" 이렇게 얘기하는 것 말고는 들은 이야기가 없었다. 나는 그 말에 세뇌당한 사람처럼 뭐든 최대한의 노력을 뽑아내며 두 사람의 몫을 해야 했다.



심지어, 수술하기 직전까지 아이와 아빠가 가서 즐겁게 놀 수 있는 키즈카페를 찾아서 예약을 해주었다.

내 선택은 아니지만 암 환자가 되었다. 슬픔을 감당하는 것도 혼자의 몫이었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고정적인 수입은 늘 모자랐다.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은 늘어났고, 나는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닥쳤다. (남편은 일을 하지 말고 집에서 쉬라고 한다) 이것저것 알아보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하는 게 뭐지?"

시간을 거꾸로 되짚어가면서 나의 삶을 돌이켜보았다. 내가 선택한 일들을 비슷한 패턴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6년간 아이를 키우면서 혼자 익혔던 육아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 두 가지를 무기로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생각보다 상황이 좋아졌다.

경제적인 문제가 일부 해결되었다. 고민하는 방향이 무엇을 할까?에서 어떻게 할까?로 바뀌면서 심리적인 고통이 줄어들었다. 아이를 돌보면서 일도 하고 수입도 생기면서 만족도가 생겼다.



풀리지 않은 문제들도 있다.

남편과의 사이는 더더 멀어졌다. 생각하는 입장이 달라지다 보니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아이를 잘 키우면서 돈을 벌지만, 부부 사이가 나쁘니 참 씁쓸했다.

부부관계가 아이 양육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아이를 잘 키운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문제 해결에 대한 경험은 나에게 자신감을 만들어주었다.

매일 발생하는 나에게 닥친 문제들을 살펴본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문제 중에 일부는 내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나는 또 그만큼 성장해 있을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니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진다.



지금 닥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안간힘을 쓰기보다는, 내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장점을 키우다 보면 나에게 있는 문제들이 가려져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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