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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남자친구와 저는 서른 살 중반이구요
여름에 처음으로 남자친구 집에 놀러 갔었어요.
약속을 하고 인사를 드리러 간 건 아니였는는데
어쩌다 보니 저녁을 함께 먹게 되었어요.

남자친구한테 그전에 전해 들은 얘기로는
어머님 성격이 엄청 무뚝뚝하시고
두세 번 말을 걸어야 대답을 해주실 정도로
무뚝뚝 하시다고 들었어요.
전에 남자친구가 두 명의 여자친구를 집에 데리고
온 적이 있었는데 여자친구들이 다 무뚝뚝한 성격이라서 어머님이 다 별로 마음에 안 들어 하셨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얘기를 들은 터라 더 잘해야겠다는 압박감도 있었고
제 성격은 그래도 어른들께 살갑게 잘하는 편이라서
어머님께 말도 많이 걸고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필 생리하는 날이라서 배가 너무너무 아파서
정말 너무 힘들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노력을 엄청 했었어요.
집에서 고기 구워 먹고 나서 설거지도 제가 하고 셋이 고스톱도 재밌게 치고
저녁에 드라마 보면서 어머님께 말도 많이 걸었구요.
참고로 그때 남자친구는 안방에 누워서 핸드폰 했어요..

그리고 어머님이 다음날 청소 업체에 알바하러 가신다고 하셔서
저도 용돈 좀  벌 겸 어머님께 잘 보이고 싶어서 애교식으로 (저도 갈래요 갈래요!!)
하면서 다음날 새벽 6시에 일어났어요.
(물론 남자친구도 함께 갔구요..)
참고로 저랑 남자친구는 거실에서 자고
어머님은 안방에서 주무셨는데
어머님 문 여는 소리 들리자마자 저는 벌떡 일어나서 제일 먼저 씻고 준비를 끝냈어요.
중국인이 살았던 숙소였는데 정말 엄청 더러웠어요.......
몇 년 동안 청소하지 한 번 않아서 묵은 떼 찌든 떼가...
처음 해보는 그런 청소였고 몸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정말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어요
그렇게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13간 정도 청소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청소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어머님이 저한테 말도 먼저 걸어주시고 하셔서
저는 너무 기분도 좋았고 남자친구한테 얘기 했더니 어머님이 저를 정말 마음에 들어 하시는 거 같다고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무튼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들은 얘기들 때문에 문제가 시작됐어요..
남자친구한테 어머님이 나 뭐라고 하셨냐고 물어보니
제가 참고로 어머님이 안 계신데..
' 너도 참 불쌍하다, 사위 사랑은 장모인데 장모 사랑 못 받는다고'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그 얘기 듣고 기분 좋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남자친구가 할머니가 엄청 사랑이 넘치셔서 잘해주실 거라고 걱정 말라고 하셨다고
장모도 장모 나름 아니냐고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남자친구가 데리고 온 여자 중에 가장 싹싹하긴 했다고 했고
남자친구가 게을러서 부지런한 여자 만나야 하는데
제가 게으르다고 했다고 하셨다는 거예요..
제가 그 말 듣고 너무 놀라서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게으르다고 보신 건지
이해도 안 되고 속상하더라구요..
남자친구도 그때 당시에는 자기도 모르겠다며
일찍 일어나서 설거지도 하고
일도 잘 했는데 왜 그런 말을 하신지 이해가 안간다고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제가 기분 나쁜 부분에 대해 이해를 못 하더라구요
본인은 만약 우리 집에 인사하러 와서 그런 얘기를 들었다면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고
다음에 더 잘 보이려고 노력했을 거라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또 그랬어요..
우리 집에서 만약 나한테 최선을 더한 너한테 그런 얘기를 했다면
나는 그렇게 얘기한 우리 집이 이해가 안돼서
뭐라고 했을 거고 이해도 안 됐을 거라고 했죠.

무튼 그렇게 얘기를 끝마치고
어제 일어난 일어었어요.
다른 부분으로 싸우다가 남자친구가 우리는 서로 이해하는게 다르다며
갑자기 어머님이 저한테 게으르다고 했을 때
받아들인 제 행동에 대해 어리다고 하더라구요
자기는 절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더 잘 하려고 생각했을 텐데
기분 나빠한 제 행동이 어리다구요..
그리고 어머님과 딸처럼 잘 지낼수 있다고 하더니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는 둥..
어쨌다는 둥..
저는 또 너무 속상해서 그날 내가 얼마나 몸 상태가 안 좋았는지 너도 알면서
그런 소리를 하고 싶냐, 다시 돌아가도 나는 그게 최선이었다고 말했어요..
전혀.. 제 얘기를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아팠단 걸 왜 얘기하냐는 둥, 그게 서로 다르다는둥

누구한테 물어볼 사람도 없고
너무 답답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제가 정말 어린애처럼 받아들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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