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지방러들이 서울에 오는 이유는 몇가지..학교나 직장..나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온다. 나역시 그랬다..정착해서 서울에서 지낸지 10년...이제 멈춰야겠다..
나는 지금 다시 서울을 떠나기 위해 내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사실 어디로 이사가겠다 정해진 것도 없이 난 그냥 하나하나 다 버리고 가전가구는 어려운분들 드려라고 부동산에 부탁드렸다..이곳도 1년전 새로 이사온 곳이라 거의 다 새제품인데..난 더이상 필요가 없다.
엄마가 서울에서 보라며 챙겨준 가족과 내사진들...그리고 동생이 입을만한 옷, 신발들을 고르며...다 택배보내기 위해 정리하고 그렇게 애써 내몸을 바쁘게 하고있다..
그냥 서울이 다 싫어졌다..물론 기쁘고 좋았던 것들..내인생 영광의 순간들도 있지만..너무 힘들었고..아픈기억이 크고..이번 일이 이미 지쳐있는 나에게는 견디기가 너무 힘들다...
어제 마지막으로 난 수년동안 외래진료 중인 정신의학과 원장님을 뵙고 얘기를 나눴다..난 이제 직장도..집도 없으며...어디로 갈지 정해진 것도 없지만 마지막으로 난 가족얼굴은 볼거라고 했다. 힘들어도 자랑스러운 k장녀가 되고싶어 티내지않았는데..
의뢰서를 써주셨다 어딜가든 병원에 가서 계속 상담하고 치료를 해야된다며..좋아지고 있었는데 지금 상태가 너무 안좋아졌다고..안전한곳이 병원이 될 수 있다는 말과..의뢰서에는 입원치료를 권유한다는 내용...많은 진료기록지들과 함께 그냥 대봉투에 넣어두었다..
우린 마지막으로 27일 밤에 봤다..본인의 실수와..잘못된 판단들로 긴시간을 속여온 것..그리고 과거 본인의 일들까지 말해주며 이대로 떳떳하게 결혼하고 아무렇지않게 인생을 살 수 없음에 모든걸 커밍아웃했다고 한다. 예신, 가족, 친한친구한테...
나에게 솔직하게 말하기엔 너무 많은 것들을 속였고 시간도 많이 지나버렸다며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너... 고개숙인 니가 안쓰러워 널보다가...니손에 껴진 결혼반지를 난 처음으로 봤다...
그걸 끼고서 날 찾아와 말하는건 뭐...나에 대한 사과를 통해 너의 사랑을 지키고자하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것 같아서 그반지에 시선을 그리 오래두지못하겠더라..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냐고 묻는 너에게 난 그냥 이제 가봐라고만 했다..
내 상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너의 거짓말이 진실이 되는것도 아니기에..또 넌 커밍아웃했으니 너 또한 모든걸 겪어내겠다는데...난 아무말을 할 수가 없었다..(나도 주변에 커밍아웃하고 너에게 자객이라도 보내고싶지만..) 내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하길..
진짜 사람에 대한 배신으로 이렇게 또 울기싫었는데 진짜...사람마다 느끼는 아픔과 배신의 크기는 제각각이다..상처가 낫기전에 자꾸 더 큰 상처가 나서..더이상 마음주지못하는..불치병이 되겠구나싶다..
언니들..자게판 우울하게 해서 미안해요..하지만 나도 어디하나..한곳..숨쉴곳은 있어야되서...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