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여자야. 이제 연애를 막 하기도 애매한 나이라서
누군가 만날 때 신중하게 선택하고 싶은데 주변에 다가오는 세 명의 사람 중에 누구랑 연애하는게
시간낭비가 아닐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나와서 잠 안오는 김에 몇자 적어보려구.
1. 중학생 때부터 알고 지내던 오빠. 27살.
장점 : 나를 오래 좋아해옴. 공주취급해줌. 우울하다고 카톡하면 10분 안으로 달려올 정도.
오래 알아서 서로 모르는게 없음. 내 취향도 다 알고 있고 대화도 잘 통해서
이야기하다보면 재밌어서 시간가는 줄 모름. 같이 있으면 가장 나다워짐.
집이 엄청 부자라서 물질적으로도 해주는게 많음. 선물을 많이 해주는 것도 있는데
돈이 많이 드는 다양한 체험들을 많이 겪게 해줌. 술 먹으면 먹는데 자주 먹지 않음.
담배도 안핌.
단점 : 오래 알고만 지낸건 일단 내 취향이 아니란 거임. 편하고 좋은데 설렜던 적은 한번도 없음.
사귀면 손 잡는거 외의 스킨쉽에 대해 상상조차 안되기에 걱정이 됨. 살짝 허세도 심함.
몇 없는 진짜 내 편인 사람이라 연애하다가 혹시라도 헤어지면 후폭풍이 엄청 심하게 올 거 같음.
2. 친구가 소개시켜준 오빠. 30살.
장점 : 잘생겼음. 키도 188. 운동이 취미라 몸도 엄청 좋음. 내 취향의 외모라서 처음 봤을 때 극호감이였음. 언변이 뛰어나서 이야기하면 웃김. 쉬는 날 다섯시간 통화한 적도 있을 정도로 개그코드가 잘 맞음. 옷도 잘 입음. 무슨 행동을 하던 좀 설렘. 뭔가 주변에 여자 많을 거 같은 느낌인데 일단 잘 나가지도 않고 약속 생기면 무조건 남자임. 사진 잘 찍어줌. 오빠 만나는 날은 프사 바꾸는 날임.
단점 : 술 좋아함. 담배도 핌. 친구도 좋아함. 뭔가 내가 계속 경계하면서 사람을 대해서 그렇게 보이는건지 모르겠는데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느낌..만나면 조금 불편함. 내가 내가 아닌거 같은 느낌. 약간 고장나서 행동하게 되는데 이게 설레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너무 잘생긴 사람 앞에 있으니까 불편해지는 느낌.. 직업이 운전하는 거라서 퇴근시간이 유동적이라 주말 아니면 약속 잡을 때 무조건 오빠한테 맞춰야 함. 먹고 싶은거도 데이트 코스도 안짜오는 편. 내가 다 알아오고 가고싶은 곳 있으면 가고 이런 식.
3. 길가다 번호 따여서 알게된 오빠. 26살.
장점 : 취향이 너무 잘 맞음. 영화 취향, 노래 취향, 카페 분위기 취향, 선호하는 데이트까지도 잘 맞음. 좋아하는 장소도 똑같아서 소름 돋았음. 취미가 맥주 먹으면서 영화 보는거라 자주 스토리에 올리는데 올리면 1초만에 디엠으로 영화제목 날라올 정도. 오빠랑 만나는 날은 집에 오면 알차게 보낸 느낌이라 좋음. 데이트 코스 왠만하면 다 짜옴. 근데 그 코스가 너무 마음에 듬. 대체로 가본 적은 없는데 가고싶었던 곳이나 몰랐는데 내 취향인 숨겨진 장소같은 곳으로 찾아옴. 집이 좀 부자임 .옷도 잘 입음. 다정함. 길가다 번호물어보는 사람에 대한 안좋은 인식이 있어서 별 생각 없었는데 많이 만났는데도 굉장히 나를 조심스럽게 대해주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좋았음.
단점 : 일단 외적으로 내 취향은 아님. 얼굴이 아니라 키가. 내가 키가 170이라 이상형이 키큰 사람인데 나보다 한 0.5정도 큰 느낌. 그래서 남자의 느낌보단 남동생의 느낌을 더 강하게 받은 적이 많음.
누굴 만나는게 나을까?